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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톤의 정치철학
  

플라톤의 정치철학

플라톤의 대화편에 나타난, {국가} {정치가} {법률}은 플라톤 정치철학의 핵심을 구성한다. 내용의 전개상 {국가}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화편이 있는데, {타이미어스}와 {크리티어스}가 바로 그것이다. {타이미어스}는 가시적인 우주와 인간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를 논하는 대화편인데, 앞의 도입부에 대화자들이 - 소크라테스, 타이미어스, 허모크라티스, 크리티어스 - 그 전날에도 만나서 {국가}에 나오는 중요내용에 대해 얘기했었음을 밝히고 있다. {크리티어스}는 타이미어스의 얘기에 뒤이어 어떻게 인간이 정치적 생활을 했는지 신화적인 '구 아테네 국가'와 '아트랜티스 국가'를 묘사하고 있다. 이 경쟁적인 두 국가가 어떻게 전쟁을 치르고 아테네의 시민적 덕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기 전에 크리티어스의 얘기는 갑자기 중단되고 만다. {국가}에서는 국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언어로서 그리고 있다면 ( city in speech), {타이미어스}와 {크리티어스} 에서는 국가가 우주의 창조로부터 어떻게 실제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city in action). {크리티어스}가 완결되지 못한 상태로 끝난 이유에 대해서 많은 논쟁이 있으나, {법률}에 비슷한 주제가 논의되고 있는 사실에 비추어 플라톤이 같은 주제의 반복을 피하기 위하여 {크리티어스}를 미완의 상태로 끝냈다는 설이 유력하다. {국가} {타이미어스} {크리티어스}의 세 대화편은 같이 모여 하나의 연속편을 구성한다.
정치철학에 관한 세 개의 대화편가운데 {국가}는 시기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 {법률}은 플라톤의 작품 중 가장 최후의 것이고, 가장 긴 작품이다. {정치가}는 시기적으로 {국가}와 {법률}사이의 작품으로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시어티터스}, {소피스트}와 함께 삼부작을 구성한다. 플라톤의 핵심적인 정치철학적 대화편을 이해하려는 우리의 단순한 시도는, 우선적으로 플라톤 철학의 복잡한 구조에 직면한다. 지금까지의 논의에서는 빠져 있지만, 죽음을 목전에 둔 철학자로서의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변명}-{크리토}-{피도}로 이어지는 삼부작에 잘 그려져 있다. 플라톤에 의해 묘사되는 소크라테스의 생애에 대한 이해는, 플라톤의 철학체계를 이해하기 위한 초석이다.

{국가}, {정치가}, {법률} 각 대화편이 상호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또한 각 대화편의 주요 주제가 무엇인지를 차례로 살펴보기로 하자.
소크라테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사물을 정의하는 일이었다. 그는 항상 그것은 무엇인가 (what is -?)를 질문했다. 그는 일생을 통하여 정의가 무엇인가, 지식은 무엇인가, 소피스트란 무엇인가, 정치가란 무엇인가, 철학자는 무엇인가, 경건이란 무엇인가, 법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즐거움이란 무엇인가 등등 수많은 질문을 던졌으며, 그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추구하면서 일생을 보냈다. 무엇 무엇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일을 우리는 사물의 본질, 즉 사물의 고행을 찾아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사물의 본질' (the nature of things)을 찾기 위하여 소크라테스는 '변증법'(dialectic)을 사용하고 있으며, 자신은 지식을 낳는 사람이 아니라 지식생산의 '산파역할'을 하고 있음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철학의 근본문제가 사물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 있다면 정치의 문제는 그러한 본질에 대한 이해를 현실에 적용시키는데 있다.
철학자는 정의와 덕의 원천이 되는 '좋음의 이데아'를 아는 사람이다. '좋음의 이데아'에 따라서 최선의 정치질서를 만드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대화편이 {국가}이다. 최선의 정치질서는 철학자가 왕이 되거나 왕이 철학자가 될 때 가능해 짐을 소크라테스는 이 대화편에서 밝히고 있다. {정치가}는 정치가가 무엇인지를 추구하는 대화편이다. 이 대화편에서 우리는 크게 두 가지 점을 배우게 된다. 첫째, 우리는 철학자가 실제로 어떻게 변증법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엘리아에서 온 철학자는 사물을 분류하고 분절점을 따라가면서 정치가가 속해 있는 '클래스'(class)를 탐구하고 있는데,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확인한 후, 새롭게 변증법을 활용한다. 엘리아에서 온 철학자는 두 번씩이나 자기의 논리를 잘못되었음을 밝힌 후, 새로운 입장에서 변증법을 전개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이 대화편은 정치가가 갖추어야 할 '기술' 혹은 '학문' (art or science)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국가}에 나오는 철인왕과는 달리 정치가는 '좋음의 이데아'나 '진리'를 알 것이 요구되지 않는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표준의 기술' (art of measure) 혹은 '지배의 기술'이다. 좋음의 이데아를 아는 철학자가 법을 초월해서 존재하듯이, 표준의 기술을 아는 정치가도 법을 초월해서 존재한다.
{국가}와 {정치가}에서 설명되는 정치는 법을 넘어서 존재한다. {법률}에 등장하는 아테네에서 온 철학자는, {국가}의 소크라테스나 {정치가}의 엘리아에서 온 철학자가 노정하고 있는 정치에 대한 이상적인 접근과는 다른,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좋음의 이데아나 통치 기술에 근거한 정치가 이상적인 정치임을 인정하고 있지만, 법에 따른 정치가 현실적으로 바람직한 정치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이데아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으로 구성된 야간위원회의 정치적 지배를 부각시킬 때, 우리는 그가 다시 {국가}로 회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에서 '철학'(philosophy)에 기초하고 있는 이상적인 국가가 그려지고 있다면, {정치가}에서는 '지배의 과학' (science of rule)에 근거한 조금은 덜 이상적이지만 보다 과학적인 국가의 원형이 그려지고 있다. 이 두 대화편에서 지배의 원천으로서 철학과 지식은 법률보다 상위에 놓여져 있다. {법률}은 현실적으로 바람직한 국가를 어떻게 만들까에 대한 대화편이며, 그러한 국가는 법에 근거해야 됨을 주장하고 있다. 이 세 개의 대화편에서 플라톤은 각각 상이한 주제를 논의하고 있다기 보다는, 다양한 측면에서 바람직한 정치질서의 설계라는 동일한 주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우선 이 세 대화편에서 정치질서의 원천이 철학 -> 지식 -> 법의 순서로 하강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하강국면이 플라톤의 최후의 작품인 {법률}의 마지막 부분에서 야간위원회에 대한 강조를 통하여 다시 철학을 향한 상승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은, 세 대화편이 플라톤의 로고스에 의하여 내재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http://godislove.net/misupart/
(사회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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