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종
  부당함과 싸운 농림부 사무관의 낙향
  

공직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한 사무관의 이야기1)이다. 정약용 선생은 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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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당함과 싸운 농림부 사무관의 낙향
[머니투데이 박승윤기자]부처 차원의 부당한 지시에 맞서 싸운 농림부의 한 사무관이 끝내 농림부를 떠나 지방자치단체로 적을 옮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주인공은 지난해말까지 농림부에 근무하다 지금은 고향인 경상남도에서 일하고 있는 백철우(35)사무관. 그가 조직의 한계 때문에 중앙부처를 포기하고 지자체로 옮긴 것은 감사원이 농림부 등에 대해 특별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감사원 당국자는 21일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백 사무관은 `강직한 공무원'의 표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남 진주가 고향인 백 사무관은 기술고시 33회로 지난 1988년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해 지난해 12월까지 농림부 협동조합과에서 근무하다가 올 1월말부터 경상남도 농산물유통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산림조합의 농특회계 비리

감사원은 지난 18일 산림조합중앙회의 농특회계 비리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산림조합이 국고에 상환할 농특회계 융자금 총 8814억여원을 빼돌려 85억원의 연체이자가 발생했으므로 이를 부과·징수토록 했다고 발표했다.

산림조합중앙회는 1999년2월~2003년3월까지 임업인에게 대출되는 실제 대출소요액보다 매월 7억원에서 최대 560억원까지 대여금을 부풀려 자금을 배정받는 방법으로 7989억원, 임업인들이 조기상환한 대출금을 상환받지 않은 것처럼 보고한뒤 상환받은 대출금을 몰래 빼돌리는 방법으로 825억여원등 총 8814억여원의 부당 자금을 조성했다.

산림조합중앙회는 이 돈을 수익증권등에 투자해 155억여원의 수익을 올려 업무추진비 등으로 사용하고 일부는 전임 회장이 횡령했다. 그런데도 농특회계 융자금을 관리하는 농특회계 사무국은 4년여가 넘도록 상환되지 않는 돈에 대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감독기관인 농림부는 지난해 4월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자체조사를 통해 산림조합의 불법 행위를 파악했다. 그러나 엄중한 책임을 묻기는커녕 국고에 거둬야 할 연체이자를 85억원이 아닌 3억원으로 줄여 처리하려 했다. 당시 농림부 차관은 이에 대한 책임 등을 지고 금년초 장·차관인사때 물러났다. 또 감사원은 담당 국·과장을 비롯해 산림조합중앙회등의 관련자 32명을 중징계하도록 통보했다.

◇농림부 간부-백 사무관의 충돌

농림부 간부들이 산림조합에 대해 대여금을 부풀려 자금을 배정받은 돈 8814억 가운데 7989억원은 제외하고 825억원에 대해서만 연체이자 3억원을 징수토록 한 것은 규정이 미비됐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또 농특회계사무국-산림조합중앙회간 약정서의 일부 조항때문에 산림조합이 민사소송을 제기할수도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반면 지난해 8월부터 이 업무를 담당한 백 사무관은 8814억원 전체에 대해 연체이자를 징수해야 한다고 버텼다. 연체이자를 징수해야 할 충분한 법적 근거가 있고 특히 이 건은 규정미비가 문제가 아니라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이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서 농림부는 당시 김모 차관 주재로 주요 국·과장들이 참석하는 '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3억원만 징수키로 최종 결정했다. 여기에는 80억여원을 징수할 경우 산림조합이 휘청거릴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 사무관은 정책심의위는 정책적 판단을 논의하는 회의인데 이 사안은 법률적 사항이라며 결정을 따르지 않았다. 그러자 과장이 해당 업무를 직접 챙겼고 이에 백 사무관은 지난해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내부고발자는 불이익 당하는게 현실"-전화인터뷰

감사원으로부터 이같은 사정을 취재한 뒤 기자는 백 사무관에게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어렵게 전화 인터뷰가 성사된 뒤에도 그는 말을 꺼렸다.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했기에 관계 기관에 동문들이 많은데 안타깝고 개인적으로는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부당한 지시라도 이에 불복하면 불이익을 당할수 밖에 없는 현실은 고쳐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실무자의 고충도 있는 그대로 털어놓았다.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은 결국 실무자가 짊어질수 밖에 없는데 82억원을 징수하지 않을 경우 자신에게 구상권이 행사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정책심의위라는 것은 사실 간부들의 책임을 희석시키는 '구속력없는 방패막이'인 셈이다. 백 사무관의 전임 사무관은 정보통신부로 적을 옮겼다.

백 사무관은 "농업행정가가 되겠다는 포부에 기술고시를 봤다"며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체결 이후의 과수 대책 등 현장에서의 농정도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전화통화를 하던 중 감사원 당국자의 말이 생각났다. "감사를 하다가 나온 건데 관련기관에서 백 사무관에게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선물 등을 건네려 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는 말이었다.그래서 백 사무관의 가정형편을 물어봤다. 그는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고 농림부에 근무할 때는 과천에서 가까운 경기도 의왕시에서 출퇴근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창원의 18평짜리 아파트에 전세로 산다고 했다.
박승윤기자 parksy@moneytoday.co.kr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
[인쇄하기] 2004-03-22 08: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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