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창 [ E-mail ]
  엔트로피 - 21세기의 새로운 문명관[제레미 리프킨, 범우사]
  

열역학 제2법칙, 즉 엔트로피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물질과 에너지는 하나의 방향으로만, 즉 사용이 가능한 것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또는 질서 있는 것에서 무질서한 것으로 변화한다."

이 책을 통해서 제레미 리프킨이 제시하는 미래는 결코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다. 다만 인간의 지혜와 절제 그리고 엔트로피에 대한 이해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그 무질서의 세계를 늦추면서 세계를 재편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래서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다가올 무질서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보다 새로운 세계를 향해 도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성경 역시 말세에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날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는 그 때에 큰 환난이 있겠음이라 창세로부터 지금까지 이런 환난이 없었고 후에도 없으리라"(마24:21) 그리고 이런 결정론적인 역사의식을 가지고 암울한 미래를 바라보면 스스로 자포자기 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종말론에 빠져들기도 했다.

어쩌면 리프킨의 엔트로피를 중심으로 한 종말론적 해석은 말세에 있을 성경이 묘사한 사건들을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론이 팽배해지면 종교든 사회든 사람들은 세상을 등지게 된다. 지금 리프킨의 세계관에 따라서 생태주의 운동이나 농촌중심의 공동체 운동에 매몰되는 사람들의 한계도 여기에 있다.

세계가 직면할 문제들은 거대하게 풀어놓고, 그 문제를 푸는 방법에 있어서는 극히 미미하고 부분적인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다. 인간의 진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인간 스스로 한계 상황에 갇혀 스스로 무능력해지는 것 모두 위험한 방식이다.

하나님은 엔트로피의 법칙을 받으시는 분이 아니시다. 종교조차도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해서 종교간의 화해나 연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잘못된 발상은 하나님을 엔트로피 법칙에 종속시키려는 어리석은 시도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리프킨의 말대로 엔트로피 법칙에 의해서 세계관이 재편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 반면에 그의 이론에는 우리 인류가 직면할 구체적인 현실이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독인들 역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리프킨의 역사관과 기독교의 역사관은 어떤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부분이 있다. 다만 리프킨은 직선적 역사란 곧 인류의 멸망을 의미하기에 이 직선적 역사를 불교의 윤회론적 역사처럼 순환적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기독교의 직선적 역사관은 많은 사람들의 잘못된 오해처럼 멸망을 향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향해서 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리프킨은 에너지의 사용을 통한 엔트로피의 증가가 무질서를 가져온다고 봤지만 수많은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인간의 죄를 통해 엔트로피가 증가해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죽기까지 죄와 싸우신 예수님처럼 죄의 엔트로피와 싸워야 한다. 에너지의 사용에 따른 무질서가 아무리 증가한다 해도 세계 속에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가 숨쉬고 있다면 열악한 환경과 상관없이 인류는 이 고난의 현실을 극복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도전은 단순히 에너지 소멸 이후의 대안적인 세계를 부분적인 영역에서만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적인 영역에서 전세계에 이르는 포괄적인 영역까지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
[인쇄하기] 2005-06-29 11:53:01


     
  


관리자로그인~~ 전체 90개 - 현재 1/6 쪽
번호
제목
이름
파일
날짜
조회
90 김광종 2021-04-23 1014
89 김광종 2021-04-09 939
88 김광종 2021-03-21 1006
87 김광종 2016-06-01 1356
86 김광종 2016-03-07 1743
85 김광종 2012-04-13 2112
84 김광종 2011-04-07 1589
83 김광종 2011-03-26 1837
82 김광종 2011-01-02 1375
81 김광종 2010-12-29 1524
80 이은창 2005-09-05 3049
79 권현정 2005-06-30 2876
이은창 2005-06-29 2769
77 김광종 2004-01-07 3185
76 이덕휴목사 2002-06-19 2948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