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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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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님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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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훈 추모비.jpg (748661 Byt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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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고고학과 81, 외교학과 89. 김광종입니다.
얼마전 윤호중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이번에는 유시민 선배님께 편지를 드립니다. 선배님께서 김대중 대통령께 동아일보 칼럼을 통해 편지를 드렸던 것처럼, 이번에는 제가 선배님께 드립니다.
혹시 김태훈 선배님을 기억하시는지요? 광주일고, 그리고 경제학과 78학번이고 81년 5월 27일이 그가 도서관에서 투신한 날입니다.
유시민 선배님과 김태훈 선배님은 그러니까 경제학과 동기라고 추측됩니다. 그런데 김태훈 선배님을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인물백과에선 찾을 수 없습니다. 이전 남아 있던 기록도 거의 제거된 듯합니다.
구글이나, 또는 상세 검색을 해야 잠깐 나올 뿐이고,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나 추모회 등에 짧게 기록이 있을 뿐입니다. 2016년에 서울대저널에서 취재한 내용 정도가 최근 드러난 내용입니다. 서울대 16동 뒤편에 추모비가 있고, 그는 5.18 민주묘지에 안장되어 계십니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그는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요? 9남매 중 8째였고, 그의 형님 중에는 전남 부교육감을 했던 분이 계시고, 누님은 최근 세월호 특조위에 참여한 판사 출신의 법조인이시고, 동생은 의사이고, 당시 누나는 서울대 법대 대학원생, 동생은 서울대 의대생이었으니 참으로 자기 갈 길을 가기에 충분했던 역량의 집안인 것으로 보입니다.
여쭙고 싶은 것은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신 유시민 선배님께서 이 분을 추모하는 재단을 만드시는 것이 어떠실지요?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이 모두 훌륭하시고 누가 되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반도 역사에서 많은 의로운 투쟁이 대내외적으로 있었지만, 그 결과물들은 소수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이 차지했고, 이름없이 참여하고 희생했던 많은 민초들은 그 과실을 먹지 못했습니다.
촛불 혁명에 참여했던 수많은 무명의 용사들이 지금 카드 빚에 몰리고, 부채에 시달리고, 자영업자로서 위기에 내몰리고,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비극이 여기에 있습니다. 평양 좌파의 수괴가 되어버린 김일성 일가의 3대 세습의 주인공인 김정은 위원장의 볼이 너무 살이 쪄서 터져버릴 듯한 모습을 보면서 고난의 행군을 통과한 수많은 북한 백성들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미국의 경제 봉쇄로 인한 고난의 행군을 감안할지라도, 김정은 위원장이 누리고 있는 모습은 호치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모습과는 너무도 대비됩니다.
군부 독재에 맞서 싸웠던 수많은 민초들, 넥타이 부대들이 IMF 결탁 김대중 정부에서 구조 조정당하고, 그들이 내놓았던 금들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구조 조정의 검으로 자신들에게 돌아왔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알릴레오 대담에서 현 문재인 정부가 좋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고 총평한 내용을 보고 이미 서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시각을 유시민 선배님이 가지고 계시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일가를 중심으로 한 평양 좌파가, 남한은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강남 좌파가 장악했다는 점은 다만 남한에서 육사 출신의 신군부를 거쳐 친일 세력 잔재들, 그리고 쌀집 주인 등의 쁘띠 부르주아에서 출발해서 현재는 거대 자본가들이 된 자들의 혼맥 권력에 맞선 서민 촛불의 최대 수혜자가 되는 어부지리일 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인간적으로는 존경하지만 그의 정책에 반대했던 대표적인 것이 판교 개발 등의 부동산 정책이었고, 이는 10년 공공 임대 문제로 그대로 그 실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히려 4대강으로 나라를 망쳤다고 비판받는 이명박 정부 시절엔 반값 아파트 정책으로 서울 집값을 폭락시킨 데 반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폭등한 강남 집값은 부동산 시장이 이해하고 있는 강남 좌파에 대한 현명한 태도였습니다.
MB가 끊임없이 왕년에 자기가 어떤 가난의 시절을 보냈다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그래서 어려운 서민들과 샐러리맨들의 꿈을 담아 좌파를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그는 그런 말들을 할 당시 이미 큰 부자였던 점을 이 서민들이 간과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심재철 선배님과 유시민 선배님이 주고 받는 과거 운동권 시절의 일은 마치 MB의 왕년의 가난과 같아져버렸습니다. 그 시절의 수많은 이름없는 투사와 동조자 국민들은 그 열매를 누리지 못하고 있고, IMF 시절을 거쳐, 또 그 이후의 빈부 격차, 부동산 불패 시대 등을 거쳐 헬조선의 백성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그 사이 일그러운 우리들의 영웅들은 강남 좌파가 되었습니다. 공직자 재산 신고를 보면 좌파나 우파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때로는 진보 진영이라고 하는 민주당에 더큰 자본가들이 있습니다.
이젠 다음 출신의 이재웅 열사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맞짱을 뜨는 현실이 되었는데, 타다는 어떻게 누구를 불태워버릴지 알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우버 형태가 한국 사회와 미국 사회의 수준차를 이재웅 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더 무서운 신생 자본가들의 철학의 빈곤을 잘 보여줍니다.
카드빚 등으로 신용불량자가 되었다가 드루킹의 돈 몇 천만원을 받고 돌아가신 노회찬 의원은 오히려 일그러진 영웅이 아니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이런 분이 좀더 두꺼운 얼굴로 살아계셔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셨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말은 진리라고 봅니다. 다만 이 구절을 알고 있음에도 강남 사이비 좌파가 되어버린 진보는 강남의 중요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고,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봅니다.
알고 있는 것과 행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고, 그래서 예수님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자들의 어리석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는 것은 귀족 노조에도, 평양 좌파에도, 강남 좌파에도, 신군부에도, 시진핑 주석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래서 김태훈 선배님이 아깝습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는데 인터넷 자본주의 열사들이 장악한 다음과 네이버의 인물 백과에도 나오지 못한 운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사람도 선거에 여러번 떨어지니 두 곳에서 인물 검색이 되는데 김태훈 선배님의 처지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영악하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이렇게 됩니다.
꿋꿋이 살아서, 고시도 합격해서 강남에 집도 가지고 있고, 고문당하면서도 적당히 불어서 살아남고 해서 거대 정당들에 들어가서 국회의원도 하고, 장관도 되었어야 했는데 22살의 나이에 전두환 물러가라고 세 번 외치고 투신한 것은 어리석음이었습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만이 아니라, 김태훈 재단을 만들어주시고 그 이사장이 되어 이렇게 어리석게 죽고 희생한 사람들의 원한을 풀어주시길 유시민 선배님께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하실 때, 이 땅에도 임대아파트에 살다가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고, 자신의 봉급을 내놓아 빚진 자들에게 무이자로 빌려주고, 퇴임 후에는 따로 자기 거처를 짓는 대통령이 아니라 서민들이 살고 있는 임대 아파트로 가서 함께 거주하는 무주택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고 봅니다.
한반도의 비극은 이제 끝나야 합니다. 29만원 밖에 없다고 말하는 그도 한 때는 조국을 사랑하는 열정이 있었다고 봅니다. 분식 회계를 일삼는 그 가계의 할아버지도 젊은 시절 민족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내가 군부 독재에 맞섰다고 자랑하는 일도, 일제에 맞섰다고 자랑하셨지만 결국 부패해버린 초대 대통령의 안타까움도 이젠 고려 무신 정권들처럼 아주 먼 훗날 그렇게 권력욕에 쌓였던 투쟁이었을 뿐이라고 평가되는 일로 마무리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것 저것 율법을 잘 지켰다고 자랑하는 부자 청년에게 잘 했다고 칭찬하시면서, 네가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는데, 네 재물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를 따르라고 하시자 그는 심히 고민하면서 예수님을 떠나갔습니다.
좌파는 운동권은 잘 했습니다. 훌륭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김태훈 선배는 운동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목숨을 버리고 이 땅을 떠났습니다.
운동권이었으면 그리고 아직 살아 있고 권력도 차지해보았다면 그리고 현재 그 많은 혜택과 연봉을 받고 있고, 후원금도 받았다면 이젠 그것을 가난한 헬 조선의 백성들에게 내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젊은 날의 처음 믿음과 신념을 좇아 다시 살아야 합니다.
지구의 멸망의 날까지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생겨날 것입니다. 그것을 해결하고자 맑스는 잉여가치는 오직 노동자의 노동으로만 생성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귀족 노조는 다시 그 잉여가치가 오직 정규직, 그리고 거대 기업 노조의 노동만으로 창출된다고 몸짓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권력자가 된 좌파는 그 잉여가치가 자신들의 정치 행위로 말미암았으니 자신들의 통장과 등기부등본과 주주명부에 축적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신군부를 추적한 프로그램에서 그들이 하나같이 부유한 상태이다는 점은 놀랍지 않습니다. 신군부와 싸웠다고 하는 살아남아 권좌에 오른 핵심 세력도 대부분 부유한 상태라는 점도 놀랍지 않습니다.
최저임금과 부동산 정책 등에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씀하신 선배님의 시각이 현장에서 얼마나 좌절을 겪고 있는지 깨달을 수 없는 것은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일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저 임금이 올라가는 것보다 서민들이 근로자들이 넉넉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 넉넉한 삶을 최저 임금을 상승시켜서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생활 물가를 낮추어서 달성할 수 있을지, 양자를 다 사용해야 할 것인지, 어느 정도 비율로 맞추어야 할 것인지는 중요한 미세 기술이 필요합니다.
환자를 낫게 하고 싶은 마음이야 똑같겠지만(때론 돈을 더 벌려는 의사들도 있겠지만요), 의술엔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김태훈 선배가 아깝습니다. 경제 관료가 되었다면 더 이 사회의 정의롭게 만들면서 그 과실을 스스로 누리는 악인과 위선자가 되지는 않았을 듯 싶습니다.
부동산 투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거주 이전의 자유를 누릴 수 있고, 안전한 주거 공간에서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과 멀리 떨어져 살 수 밖에 없고, 자녀들을 돌보기에 어려운 거리의 주택과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일은 더 큰 지혜가 필요합니다.
유시민 선배님께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하셨고, 노무현 정부가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게 한 일부 책임이 있는 분으로서 현재의 헬조선을 극복해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특히 부자 청년처럼 재산을 내놓아서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태훈 선배님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신부가 될 생각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고고학과를 졸업한 후 목회자가 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군생활과 회사 생활을 거치면서 정치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미약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그 때마다 김태훈 선배님을 생각하면서 의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간 많은 실패와 실수, 어리석음을 범하면서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죽지 않은 자로서, 살아 남은 자로서 최소한의 예의이기에 가고 있습니다. 에스겔서에서 하나님께서 악인도 그 과거에서 벗어나 선을 행하면 살 것이고, 의인도 그 과거와 달리 악을 행하면 죽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좌파든, 우파든 결국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 심판대 앞에서 김태훈 선배를 만난 날 부끄럽지 않은 서울대 동문들, 이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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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6 06:06: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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