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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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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친구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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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망설이다가 오늘 결국 이 편지를 자네에게 쓰네. 처음 편지를 쓰려던 날은 저번에 안성 쪽에서 차량 안에서 일가족이 죽은 날이고, 어제 벌어진 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으로 결국 이렇게 편지를 쓰네.
일단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에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네. 나는 김광종이네, 81년 인문대 1학년 7반. 친구일세. 친구는 철학과로 그리고 나는 영문과가 떨어지고 성서고고학을 해서 하나님을 찾겠다는 약속을 지키려 고고미술사학과로 진학했고, 3학년 때는 학과회장까지 하게 되었었네.
1학년 이후로 자네를 거의 보지 못한 것으로 기억되네. 가끔 뉴스로 자네를 보았고 우리는 페이스북친구이기도 하네. 최근 자네가 심재철 선배에게 보내는 편지도 보았네.
5.18일에 나는 경제기획원에 계시다 나온 선배분과 구리 동구릉에 다녀왔네. 오다가 자네의 지역구 사무실에 자네 이름이 걸린 것을 보았네.
80년 5월 27일 김태훈 선배의 투신을 현장에서 보게 되었고, 그 일은 지금 내가 정치를 하도록 이끈 또 하나의 출발이네.
사람들은 내게 묻네. 고향도 전주인데 왜 DJ 쪽으로 가지 않았느냐고. 요즘은 민주당에 들어가지 그랬느냐고. 그러나 95년 정도로 기억하는데 DJ의 아태평화재단 5기에 들어가면서 그럴 계획이었네. 정치를 하기 위해 럭키를 퇴사하고 (현 LG생활 건강, LG화학) 91년부터 95년 2월 졸업까지 외교학과에서 다시 공부를 했고 현실 정치를 준비했는데, DJ께 직접 강연도 듣고 여러 번 뵐 기회가 있었는데 그리고선 그 길로 가는 것을 그만 두었네.
칸트가 말씀하신 직관이 나에게 왔네. 군대 생활은 하나회 속에서, 그리고 자본가들의 머슴이 되어서 대기업 공채 회사원의 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다시 정치학을 공부하고서 나에게 온 직관이었네.
나는 끊임없이 저들이 왜 정치를 하는가를 궁금해했네. 나 스스로에게도 여러차례 물었네. 지금 내가 있는 서울 강남을의 국회의원은 전현희 의원이네. 나는 항상 질문해보지. 전의원은 왜 국회의원을 하려 하나?
하나회는 왜 신군부 반란을 일으켰고, 왜 광주 학살을 했을까?
김태훈 선배는 유시민 선배와 경제학과 동기인 것으로 생각되네. 김태훈 선배는 운동권도 아니었고 그날 도서관에 있다가 "전두환 물러가라" 외치고 투신했다고 다른 기록에서 보았네.
5.18을 광주 금남로 자기 집 아파트에서 내려다 본 것으로 기록에 있더군. 1년 후 그는 도서관에서 그렇게 투신했네.
나는 운동권도 아니었고, 그렂 하나님을 찾으려 신학 준비를 위해 인문대에 들어왔지. 전두환의 딸이 1반이었는데 운동권 친구들이 참 양반이라는 생각을 했어. 그녀에게 테러를 가하지 않았으니까.
4학년 때 유인물을 받아나오다가 전경에게 걸려서 심하게 맞고 1년여를 고생했네. 그리고 수도방위사 30경비단 생활.
나는 운동권 친구들의 구호도, 내가 다닌 영락교회와 네비게이토 선교회와 그리고 ESF의 가르침도 모두 의문 투성이였네. 학교에 들어와 학생들을 잡아가는 경찰과 전경들을 향해 막대한 전투력 차이에 대한 분노로 그들을 죽이고 싶었던 내가 30경비단에선 반대의 마음이 들게 되었네.
서울에서 데모가 있던 날은 30경비단 병력은 충정 훈련이라는 데모 대항 훈련을 했지. 때론 투석전도 연습했어. 경복궁 내에 만들어둔 기지에서. 더운 여름에 이 훈련을 계속 하니 1주일 정도 지나니 데모대를 원망하는 내 모습으로 변했네. 사람이 얼마나 자기 처지에 따라 변하는지. 그렇게 진압 전경들을 마음 속으로 죽이고 싶었는데 이젠 시위대를 탓하는 나. 대학시절 나는 한번도 돌을 들어본 적이 없었네.
회사를 그만 둔 후 나는 정치를 위해 외교학과에 들어갔네. 서른 살에 다시 시작한 공부였네. 김태훈 선배에 대한 의리를 지켜야 하겠다는 생각이었네. 좌파 우파의 많은 책들을 다시 보았네. 인문대 시절 나는 도시빈민이었네. 서른이 넘어서 마르크스 자본론부터 샅샅이 읽기 시작했네. 도대체 무엇이 옳은지.
좌파의 이야기, 우파의 이야기. 그들의 이론들. 심지어 김일성의 세기와 더불어까지 보았네.
그리고 나는 두 권의 책을 썼네. 죽은 겨자씨 한 알 - 한국자본주의의 주체적 조건 발전론- 과 장단주기분배론 - 생활수단 및 생산수단의 장단주기 복합 분배론 -
근대화론이 맞는지, 종속론이 맞는지, 한국자본주의의 본질은 무엇인지를 고민했고, 하버드대 에커트 교수의 OFFSPRING OF EMPIRE 라는 책을 비판하면서 쓴 책이네.
지금 뉴라이트들이 말하는 한국 자본주의가 일제 지배로 성숙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한 반론이네. 아마도 김태훈 선배가 살아 있었다면 이런 책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하네.
두번째 책은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잉여가치는 오직 노동자의 노동에서만 나온다는 것이 정말 맞는 것인지, 아담 스미스의 이야기와는 어떻게 양립 가능한지.
처음 편지이니 오늘은 좀더 처음의 이야기로 집중해서 쓰겠네. 심재철 선배와 자네, 그리고 유시민 선배의 논쟁과 오고가는 이야기를 보면서 인문대 시절이 다시 생각났네. 그 때는 나에게 정말 혼란이었지. 정신적으로도 지적으로도.
그러나 이젠 친구에게 묻고 싶네. 친구가 여전히 서민으로 있다면, 이 나라의 권력을 가지지 않았다면 묻지 않을 질문이네. 그대들이 신군부에 끌려가서 고문을 당할 때 나는 그렇지 못해서 항상 죄책감으로 인문대 시절을 보냈지. 3학년 과회장 할 때는 후배들이 20여명이 구속되는 일도 있었네. 83년이지.
그런데 이제 내게는 심재철 선배나 유시민 선배나 호중이 자네나 모두 권력자로 비춰지네. 여러 생각의 차이는 있지만 이 세사람의 공통점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네.
나는 DJ를 가까이 보면서 저 분이 왜 정치를 해오셨는지 의문이 들었네. 정말 서민을 위하고 이 민족을 위한 것인지, 자신의 영광을 위한 것인지,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등 그 분의 여러 책들도 보았지, 그리고 나의 결론은 권력에 대한 집착으로 결론 났네. 그게 나의 직관이었지.
그리고 IMF 지배 상태를 YS가 만드시고 DJ가 해결하면서 말레이지아의 마하티르 총리와 다른 방식으로 내부 구조 조정의 쓰라린 방식을 서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을 보고 아태평화재단에서 만난 DJ에 대한 나의 직관이 맞았다고 생각했네.
하루는 엘리베이터 안에 DJ와 그 수행비서 그리고 나 이 세 사람만 탄 적이 있었네. 인사를 드렸고, DJ는 목례로 받으셨고, 짧은 침묵 속에서 함께 있었네.
얼마 전 탄 택시 기사 아저씨가 나에게 IMF 시절 구조 조정당한 사람들이 지금 겪는 문제에 대해 정치인들이 고민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도 은행에 있다가 쫓겨나와서 사업하다 안되고 이젠 택시 기사를 하고 있다고 말씀하면서 자신 같은 사람들의 문제를 살펴보아달라고 말씀하셨네.
이제 결론이네. 다음에 다시 글을 쓸 일들이 있으리라 보네.
느헤미야는 이스라엘의 바벨론 귀환이후 무이자로 동족들에게 돈을 빌려주었네. 그런데 주변의 다른 부자들과 권력자들은 높은 이자를 받고 빌려주었고 이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된 서민들이 느헤미야에게 와서 하소연 했지. 그러자 느헤미야는 귀족들을 꾸짖으면서, 그런 일로 인해 이스라엘이 망했고 이제 다시 바빌론 유수 70년을 거쳐서 돌아왔는데 또 그런 짓을 하느냐고 말씀하셨네.
얼마 전에 나는 호중 친구의 공직자 재산 신고를 본 적이 있네. 여러 정치인들의 것을 보다가 친구의 것도 보았지. 81년을 회상하면서.
내 기억으로 친구의 예금이 8억으로 신고되었던 것으로 생각되네. 그 자료를 보면서 왜 이 돈을? 이라는 생각을 가졌네.
안성 가족 자살도, 의정부 가족 자살도 결국 이자 문제 때문이네. 안성은 4천만원의 빚. 의정부는 2억의 빚으로 언론 보도되엤네.
성경에는 동족 간에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라고 나오네. 그리고 7년 동안 원금 상환을 재촉하지 말라구 하시고.
위 두 가족도 무이자에 7년 원금 상환이었으면 이런 끔찍한 결과로 가진 않았을 것이네.
며칠 전 미국의 한 사업가가 대학에 가서 졸업 축사를 하다가 졸업생의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했네. 마틴 루터 킹의 모교.
나는 호중 친구가 느헤미야처럼, 그리고 이 사업가처럼 그 현금을 내놓아 무이자로 서민들을 향해 빌려주길 바라네.
내가 보기론 지금의 소위 좌나 우나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보네. 국회의원의 특권이 200여가지로 비난 받고 있다고 기억하네. 이 특권을 없애기 위해 투쟁하는 일은 결코 볼 수 없고, 선거에서 더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선거법 개정으로 투쟁하는 것을 보면서 의문이 들었네. 저들은 왜 국회의원이 되려하고 정치를 하려는지.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나서서 자신들의 돈으로 무이자 대출을 해보시게. 국민의 세금이 아니라.
다음에는 다른 내용의 편지를 또 써보겠네. 친구가 집권 여당의 사무총장이 된 십자가로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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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2 15: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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