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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검토배경
1. 사회보호법상 보호감호제도는 전형적인 보안처분 제도로서 1980년 신군부의 집권과정에서 입법화되었으나, 이중처벌금지 위반여부 등 제도 자체의 문제점과 피보호감호자 처우 등 집행현실의 문제 등으로 인해 제정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권침해의 논란이 있어 왔다.
2. 우리 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에 의거, 보호감호제도의 인권침해 논란과 관련하여 이를 주요 인권현안으로 선정하고 사회보호법 Task Force Team 구성과 보호감호제도 전반의 실태조사 등을 통하여 이론적·현실적 검토 및 객관적 판단을 통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해 왔다.
Ⅱ. 검토기준
1. 사회보호법상 보호감호제도는 기본권이 제약될 수 있는 전형적인 제도로서 인권침해의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동 제도는 헌법 및 법률에서 보장하거나 대한민국이 가입 비준한 국제인권조약 등에서 인정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2. 따라서 동 제도에 대해서는 세계인권선언 제3조, 헌법 제10조, 제12조, 제13조 및 제27조, 시민적·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CCPR) 제9조(신체의 자유와 안전 등), 제10조(자유를 박탈당한 모든 사람의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 존중 등) 그리고 사회보호법 제1조(목적), 유엔이 제시한 피구금자처우에관한최저기준규칙 등이 주요한 검토기준이 된다.
Ⅲ. 보호감호제도에 관한 검토의견
1. 사회보호법상 보호감호제도의 도입의 정당성 문제
사회보호법은 1980년 신군부의 집권과정에서 계엄포고 13호에 의거 실행된 '삼청교육'과 이들에 대한 사회격리를 위한 청송보호감호소의 설치 및 보호감호처분 등을 위해 국회가 아닌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제정되었다. 이는 우리의 사회보호법이 진정으로 사회에 위험한 누범이나 상습범에 대한 재사회화와 사회보호라는 본연의 목적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신군부의 집권과정에서의 왜곡된 의도에 의해 제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도입목적과 그 과정에 있어 정당성이 결여된 것이다.
이후 현재까지 5차례의 개정이 있었으나, 필요적 보호감호제가 폐지되었을 뿐, 보호감호제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2. 보호감호제도의 문제점과 인권침해성
가. 이중처벌금지 및 적법절차 침해의 문제
1) 사회보호법은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특수한 교육·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동법 제1조)에게 법원으로 하여금 일정한 요건 하에 보호감호처분을 선고하게 하고 있다(동법 제5조). 또한 형의 선고와 함께 보호감호를 선고할 경우 보호감호는 형을 집행한 다음 집행하도록 하고 있다(동법 제23조)
2) 오늘날 형벌사상은 응보가 아니라 범죄인의 개선·교육 및 그를 통한 사회방위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 형법 제51조에 양형의 조건에서 피해자에 대한 관계나 범행의 결과보다는 오히려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등을 참작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점과 행형법 제1조에서도 수형자를 격리하여 교정·교화하며 건전한 국민사상과 근로정신을 함양하고 기술교육을 실시하여 사회에 복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 것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회보호법상 보호감호제도 역시 보호감호시설에 격리수용하여 감호·교화하고 사회복귀에 필요한 교육·훈련 등을 과하는 점에서 형벌제도와 본질에 있어 동일한 교육형으로서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3) 따라서 우리 형법 및 특별형법에 누범과 상습범을 가중처벌 할 수 있는 조항들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보호감호를 인정하고 있는 것은 한 사람의 상습누범이 사회방위 등의 목적을 위해 또 다시 다른 평가와 처벌을 받는 것이다.
이는 헌법 제13조 동일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이중처벌금지에 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인권선언 제3조에 부합되지 못하고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0조,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며 헌법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적법절차에 의한 보안처분에 해당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법관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 등의 침해
1) 사회보호법 제5조는 보호감호 판결시 재범의 위험성 유무의 판단을 법관에게 주고 있으나, 동 법 제25조에 의하면 피보호감호자에 대한 가출소, 집행면제 등을 법무부장관이 임명·위촉(사회보호법 제32조, 동법시행령 제15조)하는 사회보호위원회가 심사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법원이 아닌 보호감호집행기관이 가출소 여부 등을 결정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12조 제1항 적법절차 및 제27조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있다.
2) 아울러 범죄인의 범죄성향과 위험성 예측은 보호감호 규정과 그 집행에서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볼 것이다. 따라서 보호감호의 가출소 등에 있어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감정과 판단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위원회의 피보호감호자 전수조사 등 실태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피보호감호자 대부분은 보호감호처분의 전과정에서 전문가의 감정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보호감호의 본질인 재범 위험성의 판단에 있어 전문적인 대책을 위한 제도적·현실적 여건들이 흠결된 상태에서 보호감호 처분 및 그 집행이 왜곡되거나 남용될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헌법 제12조와 궁극적으로 헌법 제10조,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0조 등에 반하여 인권침해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다. 행형법 준용 규정 등에 의한 과잉처벌금지 위반의 문제
1) 형벌과 보호감호제도가 추구하는 목적과 제도의 본질에 있어 차이를 인정할 경우, 보호감호는 형벌과 달리 보안처분으로서의 성질과 목적·취지에 알맞게 제도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보호감호처분의 내용이나 그 집행에 관한 법규정이 그 성질 및 목적을 무시하고 일반형벌의 내용 내지 행형(行刑)과 동일한 형태로 규정되고 집행된다면 헌법상 과잉처벌금지에 반할 수 있는 것이다.
2) 사회보호법은 제42조에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행형법을 준용토록 하여 피보호감호자의 수용생활과 직접 관련된 의료, 징벌, 집필, 귀휴, 계구 사용 등에 있어 교도소와 다르지 않다. 또한 접견, 전화, 서신 등의 처우에 대한 규정인 '피보호감호자 분류처우규칙' 또한 '수형자 분류처우규칙'과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
3) 보호감호 집행은 일반 교도관이 담당하고 있고 이들은 사회보호법의 취지에 맞는 별도의 훈련이나 교육과정 없이 근무하며, 피보호감호자 처우와 집행의 최종 책임도 일반 교도소를 총괄하는 법무부 교정국이 담당하고 있으며 가출소 부분만을 보호국이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4) 아울러 사회보호법 제7조 보호감호의 내용이 행형법 제1조(목적) 규정과 내용면에서 유사하다. 이는 보호감호처분의 내용과 집행이 자유형과 다름이 없음을 나타내며, 동 제도에 관한 법규정이 보호감호 목적에서 벗어나 형벌과 내용면에서 다르지 않은 보호감호를 부과함으로써 헌법 상 과잉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3. 보호감호 집행 현실에서의 인권침해성
가. 보호감호 대상과 집행에 있어서의 문제
보호감호제도는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특수한 교육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죄인에 대하여 실시되어야 하며, 오직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범위 내에서만 피보호감호자의 기본권이 제한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위원회의 실태조사 등에서도 확인된 바, 보호감호 집행 대상에 대한 분석과 집행 현장인 청송보호감호소의 현실 면에서 볼 때 기본권의 과잉제한의 소지가 있다.
나. 보호감호집행 대상범죄군의 부적합성과 과잉처벌의 문제
1) 청송보호감호소(법무부)의 피보호감호자 일반 현황 통계자료에 의할 경우 죄명별 수용현황에서 절도죄가 압도적이며 1987년에는 전체 감호원인범죄 중 84.1%, 2003년에는 76.5%를 점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70%∼80%대에 머물고 있다. 또한 범수(犯數)별 수용 현황은 전체적으로 보아 4~7범사이의 전과회수 피보호감호자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 또한 국가인권위원회가 2003년 11월 피보호감호자 총 1,03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및 표본적으로 피보호감호자 총 478명의 분류지표에 기초하여 분석한 결과, 피보호감호자들은 최초로 범행을 저지른 시기가 20세미만이 68.8%로 비교적 이른 청소년기에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으며, 감호원인범죄가 대부분 단순재산범이고 학력이 낮은 상태였다.
보호감호의 원인 죄명은 사기, 횡령, 배임 등, 특가법(절도), 폭력행위 등의 범죄가 92.7%를 차지하고 있고 그 중 대부분은 특가법상 절도죄이다. 특히 특가법상 절도는 상습범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해 다시 보호감호처분을 내리는 결과가 되고 있으며, 전형적인 보호감호대상범죄라 할 수 있는 특정강력범죄, 방화죄 등 매우 위험한 범죄는 7.1%에 불과하였다.
피감호자의 대부분은 범행시 흉기 및 도구를 소지하거나 사용하지 않은 경우가 60.3%로서 피보호감호자의 많은 수는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공범여부에서 볼 때 약 70%가 단독범인 경우여서 범행이 조직화되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범행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정도는 91%가 경미한 정도이고 피해가 전혀 없는 경우도 2.7%여서 양자를 합해 93.7%는 침해된 법익이 심각하지 않았다.
3) 결국, 현재 보호감호처분을 받는 많은 수의 피보호감호자는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청소년시기부터 누적적으로 범죄를 저질러 수회의 전과가 있지만 단순재산범인 경우가 많으며, 또한 이들의 범죄성향은 사람에 대한 공격성과 폭력성을 드러내지 않았고 조직화되지 않았으며 피해의 정도도 경미하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도의 범죄인들에게 사회적 위험성으로 인한 형법상 상습범가중처벌과 병렬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보호감호를 부과하는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어긋나며 헌법상 과잉처벌금지의 원칙에도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다. 가출소 등 현황 분석에서 본 재범위험성 판단 실태의 문제
1)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연도별 감호집행 기간별 가출소와 죄명별 가출소현황 및 연도별 범죄횟수별 가출소 현황 등에서 볼 때, 일정기간이 지나면 기계적으로 가출소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2003년 강도와 폭력행위 등의 범죄인도 155명 가출소된 사실에서 볼 때 재범의 위험성과 그에 대한 침해가 우려되는 법익의 중대성은 크게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2) 청송 제1보호 감호소의 1995년부터 2001년까지의 출소자와 청송제2보호감호소의 1998년부터 2000년까지의 가출소자의 3년이내 재범률을 분석한 결과, 재범률이 약 40%를 나타내고 있어 재범의 위험성 예측이 그만큼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이 수치는 가출소한 피보호감호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데도 수용되어 있는 피보호감호처분자들까지 고려한다면 잘못된 재범의 위험성 예측은 훨씬 많아질 것이다.
3) 결국, 보호감호처분이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고려라기보다 실무에서 보호감호를 단지 부족한 형벌을 메우는 보충적 수단으로 인식하고 실행되어져 왔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라. 보호감호소의 생활과 처우의 문제
1) 보호감호의 목적은 피보호감호자에 대한 사회로부터의 격리가 아니라 교육과 개선을 통한 사회복귀에 있다. 따라서 보호감호소의 생활은 일반 사회생활과 사이에 되도록 차이가 없도록 사회와 접촉이 쉽고 자주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청송보호감호소는 오지(奧地)에 위치하여 사회로부터 단절된 위치에 있고 보호감호소의 일과표는 교도소와 다를 바가 없으며, 서신교환은 교도소와 마찬가지로 소장 허가를 전제하며 접견 시간제한 및 접견실 시설 등 수용시설 환경도 일반 교도소와 동일하거나 더 열악한 상태이다.
2) 의료시설 면에서 볼 때, 장기간 수용으로 많은 피보호감호자들이 각종 질환자가 다수임에도 불구, 예산 및 인력 부족으로 감호소 내 진료는 불가능한 상태로서 적절한 진료가 결여되어 있으며, 외부진료 경우 비용부담과 오지의 특성 때문에 진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또한, 피감호자 건강을 위한 기본요건으로서 운동시간은 취업자의 경우 1일 40분, 미취업자의 경우 1일 1시간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며 운동여건 또한 열악한 실정이다.
3) 보호감호소 내 피보호감호자의 작업은 모두 단순작업에 불과해 숙련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일이 없으며, 오지에 위치하여 인근 공장(외부통근제도)도, 작업을 위탁하는 사업주도 찾기 힘든 상태이다. 또한 피보호감호자들의 2003년도 근로보상금은 작업등급을 7등급으로 나누어 1일 1,400원에서 5,800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최저임금법 제10조에 의거한 2003년 7월 노동부 최저임금액 고시(제2003-25호)상 일급(8시간 기준) 20,080원과 비교시, 출소 후 사회정착의 기초 비용에도 못 미치고 있다.
4) 피보호감호자들의 출소 후 재범의 방지를 위해 실제 시행되고 있는 교육은 기본과정과 교재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오지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외부강사 방문이 어려운 상태이다. 또한 직업훈련에 있어 정보화교육, 타일, 건축도장, 보일러, 미용 등의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나 이론과 실습이 모두 불충분해 자격증을 취득하여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5) 장기간 격리된 피보호감호자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출소준비로서 귀휴제도와 사회견학 등의 프로그램을 두고 있으나, 귀휴 사유를 가족 경조사와 각종 훈련 및 시험 등으로 한정하고 기간도 수용기간 중 3주 이내로 제한하여 실제 활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사회견학도 농촌 일손 돕기 등으로 이뤄져 본래 취지로 보기 어려운 상태이다.
6) 이러한 보호감호의 집행 현실은 제도 본래 취지에 부합되지 못하며 궁극적으로 헌법 제10조,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0조에 반하며 유엔이 제시한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에 크게 못미치는 열악한 상태로서 피보호감호자들의 재범 방지와 사회복귀 및 그로 인한 사회보호의 기능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인권침해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현재의 보호감호의 집행이 범죄인에 대한 교육개선이 아닌, 사회로부터 격리와 출소 후 범죄의 악순환을 양산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까지 평가할 수 있다.
4. 보호감호를 통한 재사회화의 실패 및 제도개선의 한계
가. 보호감호처분 대상 및 재범위험성 판단의 실패
1) 보호감호 집행현실이 열악하다고 해도 재범 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개선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고 사회를 보호하고자 하는 독자적인 목적을 가진 보호감호제도가 곧바로 인권침해적인 것은 아니며, 그 개선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형사정책이라는 입장이 있을 수 있다.
2) 그러나, 피보호감호자 수용 실태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사회보호법 제정 당시부터 현재까지 보호감호처분 대상범죄군이 보호감호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단순재산범 등에 집중되어 있음은 동 제도의 유지와 운영을 정당화 할 수 없는 반증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보호감호소 출소자 및 가출소자의 재범율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우리의 보호감호제도가 범죄인의 재사회화를 통한 사회보호라는 본연의 목적에 부합되지 못한 상태에서 인권침해를 야기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나. 보호감호제도 개선에 의한 인권보호의 한계
1) 우리의 미흡한 교도행정의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보호감호제를 유지하면서 인권유린을 방지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주장이라 할 것이다. 보호감호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위한 관련 예산문제, 보호감호를 위한 시설마련과 프로그램 운용의 한계, 일반 교도소와의 형평성 논란 등을 고려하여 볼 때 보안처분의 모델이 되고 있는 유럽 수준의 보호감호시설을 실행하고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2) 또한 보호감호제를 당장 폐지할 경우 재범 위험성이 높은 피감호자들을 일시에 사회에 내놓게 되어, 일반 국민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절도 등 범죄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보호감호제를 당장 폐지한다고 해도 누범과 상습범의 가중 처벌 규정이 존재하며 법원에서는 이를 양형에 고려하게 될 것이다. 인권침해논란이 끊이지 않는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사회적 혼란과 불안감을 가중시킬 것이다.
Ⅵ. 결론
1. 보호감호제도는 본래 상습범죄자와 특별히 위험성 있는 범죄자에 대해서 응보형 제도의 결함을 보충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이나, 오늘날의 형벌사상과 우리의 도입목적과 형사정책 및 특수한 여건 등을 고려해서 재검토될 필요성이 있다.
2. 사회보호법은 그 목적과 과정에 있어 정당성이 결여된 채 도입됨으로써 제정당시부터 인권침해의 논란을 야기해 왔다. 또한 오늘날 형벌과 보안처분이 그 본질에 있어 실질적 차이가 없다고 볼 때 우리 형법체계상 누범·상습범에 대한 보안형으로서 형벌가중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감호를 부과함은 헌법 제13조(이중처벌금지)에 반할 수 있는 소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3. 더구나 법원이 아닌 법무부 사회보호위원회에서 보호감호에 대한 가출소, 감호면제 등을 결정함은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절차에 의한 보안처분으로 볼 수 없으며 제27조 헌법상 보장된 법관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보호법이 원칙적으로 행형법을 준용토록 하여 보호감호가 일반 형벌과 동일한 형태로 규정되고 집행됨으로써 헌법상 과잉처벌금지원칙에 반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보호감호 제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재범위험성 예측에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위한 규정 등이 결여됨으로써 헌법 제12조 및 시민적·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 제9조(신체의 자유와 안전 등)와 궁극적으로 헌법 제10조를 침해하여 인권침해성이 심히 우려되고 있다.
4. 보호감호의 집행현실에 있어서도 인권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보호감호집행 대상범죄군의 실태에서 볼 때, 보안처분으로서 보호감호제도의 목적에서 벗어나 비례성원칙에 반한 과잉처벌로 볼 수 있으며, 가출소 현황 및 재범율 등은 피보호감호자들에 대한 재범위험성 예측이 형식적으로 시행돼 왔으며 실무적으로 보호감호가 형벌에 대한 보충적 수단으로만 인식되거나 실행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5. 아울러 청송보호감호소의 지리적 위치, 수용생활, 의료시설, 작업환경, 근로보상금의 비현실성, 재사회화를 위한 교육 전반과 사회적응 프로그램의 내용과 운영 등 피보호감호자에 대한 현실적 처우 및 생활의 실태는 보호감호제도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헌법 제10조(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및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0조(자유를 박탈당한 모든 사람의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 존중 등) 등에 반 하고 유엔이 제시하고 있는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에도 크게 못미치는 열악한 상태에서 인권침해를 야기하고 있다.
6. 국가인권위원회가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한 전문적 검토와 실태조사, 관련 실증자료 등에 대한 분석 등을 기초로 할 때, 지금까지 시행된 보호감호제도는 재범의 위험성을 낮추고, 범죄자의 사회복귀를 준비하고, 사회를 방위한다는 본연의 목적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현행 사회보호법상 보호감호제는 제도로서도 그 의미를 상실하였다고 보며, 아울러 현재 보호감호 집행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그 개선을 통한 시급한 인권침해 상태의 방지와 향후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의 개혁은 한계를 예정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므로 보호감호제도를 없애고, 그 근간이 되는 사회보호법을 폐지하는 것이 보다 국가의 사회보호와 인권보호의 책무에 부합할 것이다. 아울러 동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심신장애자 등에 대한 치료감호제는 별도의 대체법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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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8 14:14: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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